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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 Financial Group

#3.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을 뽐내려고 나온 게 아니에요

Mar. 08. 2017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입니다.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동으로 개인의 자산 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이죠. 수백조 개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해 9월부터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의 주관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테스트베드에는 은행과 증권사, 로보 전문 업체 등 28개 기업이 참가해 알고리즘 시스템 보안성과 안정성 등을 테스트 받고 있고, 오는 4월 테스트베드가 종료됩니다.

 

데일리의 로보어드바이저 사업부 쿼터백 역시 본 테스트베드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전문 인력 없이도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그간 고액 자산가들만 받을 수 있었던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실질적인 초석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관련하여 쿼터백에서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준 이사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내용 요약해 정리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장 먼저 발전한 나라는 미국인데, 대화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 쿼터백 이승준 이사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을 뽐내려고 등장한 게 아닙니다.

 

"금융 위기 이후에 취업해 초봉은 떨어졌고, 부동산 값은 올랐고, 소득이 낮으니 부동산도 살 수 없고, 현금성 자산이 없으니 기존의 자산관리도 받을 수 없고"

 

이런 게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이었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하게 된 배경입니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지는 의미는 1) 온라인으로 상품 이용이 가능해 졌다는 것과 2) 위험 성향에 따라 상품을 9개로 표준화하는 등의 구조적 변화로 판매 비용과 상품 설계 비용을 절감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절감된 비용은 고객 혜택으로 돌아갔고, 포트폴리오 이론이 접목돼 자산이 많지 않은 고객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핵심 가치인 거죠.

 

국내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한 후 IT,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의 키워드가 함께 언급 되고 있는데요.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은 IT나 알고리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고객에게 무슨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에 있습니다. 이 내용이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의 철학이자 상품의 특징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단순한 투자 알고리즘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겁니다.

 

 

“코스피는 옛날의 코스피가 아니고, 글로벌 주식 한다고 분산 투자 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 투자자가 직면한 과제는요?

 

국내 투자 시장은 코스피가 오르긴 했지만, 아시아 내 타 국가와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옛날의 코스피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죠. 지금까지 코스피로 투자하면서 수수료도 많이 내고 있는데, 성과가 잘 안 나오는 거예요. 해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는 거죠.

 

그런데 이 해외 주식에 투자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 관점의 분산 투자가 되는 게 아닙니다. 글로벌 주식은 다 같이 움직이거든요. 한국 주식이든 미국 주식이든, 글로벌 주식의 상관 관계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을 섞으면 이게 다르게 움직일 테니 포트폴리오 개념의 분산 투자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는 것이 어려워지는 이유입니다.

  

결국 국내 투자자들이 직면한 과제는 1) 해외 투자 해야 한다는 것과 2) 글로벌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쿼터백은 이를 해결해 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고액 자산가 위주로만 제공됐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 한다는 역할까지 더해, 쿼터백의 소명은 결국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의 대중화’를 만드는 일이 됐죠.
 

 

▲ 이미지 출처 : 쿼터백자산운용 홈페이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가 없었던 건 아닌데, 재미 없다던데요?

 

기존의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에 대해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자산 배분의 비중을 정해 놨기 때문이에요. 주식 대 채권 비중을 7:3/ 6:4/ 5:5로 한다는 식인데, 이는 엄밀히 말해 자산 배분이 아니라 종목 선택을 통해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리려는 것입니다. 주식만 다루는 게 아니라는 이유로 자산 배분 상품이라 고객에게 소구한 건데, 이 비중을 정해 놓고 간다는 건 ‘주식 50 줄 테니, 이중에서 좋은 주식 찾아’ 혹은 ‘채권 50 줄테니 이중에서 좋은 채권 찾아’ 이런 거 잖아요. 이건 자산 배분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게 아니라 종목 선택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기존 펀드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주식을 산다고 예를 들어 보죠. 인도 주식과 미국 주식을 산다고 하면, 이 자산 배분 펀드에 돈이 들어 올 겁니다. 해당 국가의 일반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맞춰야만 국가 별 배분이 의미가 있으니 결국 이 펀드는 각 국가 별 주가 지수 중 큰 종목과 작은 종목을 다시 배분해서 구입해야 하죠. 이렇게 국가 별 배분이 가능하려면 일단 해당 펀드의 규모가 엄청 커야 하겠죠? 그렇게 큰 펀드들이 각 국가별 주식을 배분해 구매하면서 비중을 조절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떤 주식을 산다는 사실 만으로 주가가 오르고 판다는 사실 만으로 주가가 밀리겠죠. 이 경우 슬리피지*가 클 수밖에 없어요.

 

* 슬리피지 : 매매 주문시 체결 오차로 인해 원하는 가격과 다른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된 경우의 가격 차이. 금리 등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 갑작스런 가격 변동으로 투자자들이 애초에 원하던 가격으로 매매를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글로벌 자산 배분 하되, ETF 투자로 슬리피지는 없앤다.

 

결국 쿼터백은 글로벌 자산 배분으로 투자하되, 이 슬리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 했는데요. 저희는 그 방법을 ETF 투자에서 찾았습니다.

 

주식은 발행 물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사면 값이 올라가고, 많이 팔면 값이 떨어지죠. 채권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ETF는 많이 사면 발행량이 늘고, 많이 팔면 발행량이 줍니다. 시장 수급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거예요. ETF의 기초자산가격에 맞춰 유동성 공급자들이 시장에 물량을 맞춰 주거든요. 사람들이 ETF를 사고 파는 것에 의해 앞서 언급한 슬리피지가 적어지는 이유입니다.

 

이 ETF는 시장이 클수록 효율적입니다. 아직 한국은 ETF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인데, 미국만 해도 몇 조 규모의 펀드를 하루에 리밸런싱 해도 시장 충격이 없습니다. 발행 물량이 많기 때문에 유동성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글로벌 자산 배분하고, ETF를 사용하면 시장 상황에 맞는 자산배분을 할 수 있고, 여러 비용들은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쿼터백이 생각하는 고객가치는 이런 거예요.

 

 

 

다시,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을 뽐내려고 등장한 게 아닙니다.

 

흔히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알파고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나타난 것처럼 여겨요. 그런데 알파고도 결국 바둑을 두는 프로그램이거든요. 누군가는 그냥 바둑 게임이라 해석하고, 누군가는 인공지능이라 해석하는 거예요. 결국은 이런 겁니다.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기술을 접목 시키고, 바둑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가 늘어나고, 이 둘이 결합되면서 바둑 게임이 조금씩 진화하는 거예요.

 

로보어드바이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로 하면 퀀트가 아니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이는 맥락이 조금 어긋난 질문이라고 봐요. 투자 하는데 숫자는 당연히 봐야죠. 다만 기존의 계량화 된 투자 기법에서 데이터가 늘어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법이 발전하고, 컴퓨팅 파워도 발전하고, 분석하는 통계 기법도 발전하고요. 그래서 저희같은 업체가 등장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또한 떠올려 보면 과거에 주식 퀀트 등 단일 자산에 투자하는 모델들은 있었지만 계량형으로 자산 배분을 한다는 개념은 아직은 생소하거든요.

 

진화해 나가는 방향은 앞서 언급한 더 나은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쪽이 될 거예요. 고객 가치가 주이고,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기술은 부이죠. 현재 국내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하면 알고리즘 경쟁 혹은 수익률 경쟁 등의 접근이 많은데, 사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 검증해야 할 부분은 1) 투자자에게 어떤 구조로 이익을 줄 수 있는지, 즉 해당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의 철학 2) 그를 위해 선택한 투자 전략이 무엇인지 3) 그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입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이 중요해요.

 

 

쿼터백의 전략을 구현하는 사람은 하이브리드형 인력

 

세 번째 기준과 관련해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알파고를 만드는데 바둑을 둘 줄 모른다면 알파고를 만들 수 없을 거잖아요. 마찬가지로 로보어드바이저도 기술만 강조될 것이 아니라 투자를 잘 알아야 한다고 봐요. 투자와 기술의 전문성이 상호 조화를 이뤄야 하는 거죠.

 

쿼터백의 시스템은 크게 트레이딩,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로 나뉩니다. 팀은 운용사,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등 금융권 출신이 절반이고 IT 인력이 절반인데, 이들은 서로 교차 역량을 가진 분들이에요. 운용과 IT 역량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고, 이는 포트폴리오 이론과 운용 스킬을 접목하기 위함입니다.
 

 

 

 

투자자들이 모르는 데이터를 쓰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는 지가 다르다.

 

쿼터백은 투자자들이 모르는 데이터를 쓰는 게 아닙니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매하고, 사람이 본다면 트렌드에 따라 놓치는 데이터가 발생할 때, 저희는 모든 범위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합니다. 이를 분석하는 툴을 개발하고, 다시 상위 툴을 개발하고, 다시 상위 툴을 개발해서 상품 라인업까지 나오는 거죠. 쿼터백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이 분석 툴들을 자체적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들을 아울러 로보 인베스트먼트라고 부르고요.

 

알고리즘들이 가치를 발휘하는 건 내가 관리하는 데이터 베이스에 접목시켜 활용하는 노하우로 발현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쓰느냐, 안 쓰느냐의 자체는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니에요. 애초 인공지능의 가설은 특정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규칙들을 모으면 인공지능이 되지 않겠냐는 거거든요. 그러나 모든 예외 상황을 반영하기는 어렵고, 그걸 모두 반영한다고 해도 서로 충돌하게 되죠. 그래서 우선 모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잘 해보자는 방식으로 접근한 게 머신러닝이에요. 내가 가진 데이터를 최적화 하는 겁니다.

 

결국 쿼터백의 정체성은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이런 것보다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툴을 이용해서 글로벌 자산 배분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을 거예요. 저희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Fintech in DAYLI] #3.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을 뽐내려고 나온 게 아니에요<끝>